2021년 한 해 동안 하리타 님과 함께 여성주의 저널 <일다>에 연재한 “베를린에서 온 기후편지” 마지막 편이 발행됐습니다. 한 해 동안 총 12편, 11개 주제로 한국에 있는 에코워리어(Eco-Warrior, 환경을 지키는 전사) 독자들에게 편지를 보냈는데요, 마지막 편은 남미자 독자님(경기도교육연구원)의 독자후기와 저희의 답장으로 마무리를 해보았어요.

“저는 요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을 해요. 인간을 포함한 지구 전체가 유한한 세계라는 점에서, 오랫동안 인류의 문화와 삶 전반을 지배해 온 성장 이데올로기로부터 탈출하지 않고서는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없을 것 같거든요. 우리에게는 새롭고 현명한 생존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과 자연의 구분이 우리가 봉착한 문제들의 시작 같아요. 사실 이 때 인간(Man)은, 백인, 남성, 중산층, 이성애자, 비장애인이잖아요? 인간(Man)의 범주를 확장할 게 아니라, 인간(Man)과 인간 아닌 존재의 구분 자체를 문제 삼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한국에서 탈성장을 지향하는 비건인, 교육 연구자 남미자

“남미자 님도 “내가 먹고 마시고 입고 쓰는 것들이 어디서 왔는지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하셨지요? 이것이 다름아닌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일’이라고 믿어요. 자연과 인간, 인간과 비인간,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가려지고 끊어진 연결을 복원하고, 나아가 이 존재들이 서로 타자가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어있음을 감각하는 일이요. 우리는 지구 생태계나 동식물만 착취하고 상처 입힌 것이 아니라, 그 존재들과 연결된 우리 자신도 함부로 소진시키고 닦달했어요. 끊어졌던 연결을 복원하며 함께 치유하고 회복한다면, 무언가 사지 않아도 충분하고 과시하고 증명하지 않아도 충만한 때가 올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시간과 공간을 같이 고민하고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하리타, 손어진”

*기사읽기: 기후위기 시대의 생존방식은 ‘탈성장’, ‘연결’되는 삶 (일다 2021.12.30)

*[베를린에서 온 기후 편지] 기사 목록
1. “탄소중립사회 가능할까요?” –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유럽사회의 자세
2. 플라스틱 폐기물 줄이기…정치적 결단해야 할 때 – 신포장재법으로 기업에 책임 강화한 독일
3. ‘폐기물 1kg당 천원’ EU 플라스틱세를 소개합니다 – 재활용 안 되는 플라스틱 얼마나 줄일까
4. 전기차, 수소차…’저공해차’의 불편한 진실 – 무한정 찍어내면 탄소중립 가능할까?
5. 채식은 기후위기의 대안일까? – 채소와 과일의 생애주기를 살펴보자
6. ‘탈핵’ 코앞으로 온 독일, 핵폐기물 처리 정책은?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반대하며
7. 탄광 점거한 獨 시민들 ‘화석연료는 이제 그만!’ – 시민불복종 기후운동 ‘엔더 겔랜더’(상)
8. ‘탈석탄’ 대규모 시민 캠페인, 의사결정은 어떻게? – 시민불복종 기후운동 ‘엔더 겔랜더’(하)
9. 지구온난화 가속하는 “부끄러운 항공 여행” 안 할 것 – 유럽의 탈탄소 정책과 비행기
10. “우리는 정당들보다 거리에서 훨씬 더 많은 것을 성취했다” – 연방선거 이후 독일의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
11. 빌려 쓰고 다시 쓰고…기후위기 시대의 경제 – 생산-유통-소비-폐기 전 과정의 지속가능성
12. 기후위기 시대의 생존방식은 ‘탈성장’, ‘연결’되는 삶 – 독자와 나눈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