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읽기 – 미래가 우리를 압도할 때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기
‘1957년 인간이 만든 지구 태생의 한 물체가 우주로 발사됐다’, <인간의 조건>의 서론 첫 문장입니다. 화성으로 인간의 새로운 식민지를 꿈꾸는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가 <인간의 조건> 첫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전체주의의 기원>과 함께 한나 아렌트의 대표적 저작으로 꼽히는 <인간의 조건>은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가 우주로 발사된 후 2년이 지난 1959년에 출간되었습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과학과 산업은 인간을 얽매던 삶의 조건에서 인간을 해방해 줄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이는 인간 생명의 유일한 조건을 무상으로 제공한 지구조차 인간이 탈출해야 할 과거처럼 이야기합니다. 한나 아렌트는 1950년대 말 이런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100년 안에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미래 인간은 이미 주어진 대로의 인간 실존에 대한 반항심에 사로잡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즉, 이 미래 인간은 아무런 대가 없이 주어진(세속적으로 말하자면) 알지 못하는 곳에서 온 이 공짜 선물을 자신이 만든 것으로 바꾸고자 할 것이다. 우리가 이런 교환을 실행할 능력이 없다고 의심할 이유는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능력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과연 과학과 기술의 새로운 지식을 이런 목적에 사용하기를 원하는가 하는 문제다. 이 질문은 과학적 수단으로 결정될 수 없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정치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전문 과학자나 직업정치가의 결정에 맡길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은 미래의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적고 있는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인간의 모든 활동이 미래에 의해 압도되고 있는 시점에서, 인간이 어떤 활동들을 하며 지금까지 이 세계를 살고 있었는지를 탐구하는 책입니다. 이 책 서론의 마지막 문장은 이 책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이로써 알 수 없는 새 시대의 출현에 압도당하는 시점에 이른 사회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번 움벨트 북클럽에서는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을 함께 읽으며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인간 삶의 조건과 인간의 본질적 활동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이해하는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한나 아렌트 : 자신의 이름을 영화 제목으로 가지고 있는 우리 시대에 가장 잘 알려진 철학자 중 하나이다. 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사용한 ‘악의 평범성’이란 용어는 최근에도 여기저기에서 사용되는 개념이며, 전체주의의 역사적 기원과 본질적 특성에 관해 탐구한 <전체주의의 기원> 또한 동시대의 고전이 되었다. <인간의 조건>에 등장하는 인간의 “행위” 개념 또한 철학, 정치학, 사회학에서 중요하게 자주 언급되고 있다.
📍모임의 진행(사전 모임 포함 총 6회, 온라인)
1. 7월 9일(수) 밤9시~10시반(중부 유럽 기준)
사전 모임 및 서론 읽기 – 인공 지능 시대에 인간의 조건을 읽는 이유
2. 7월 16일(수) 밤9시~10시반(중부 유럽 기준)
1장과 2장 일기- 인간은 어떤 세계에서 살고 있는가
3. 7월 23일(수) 밤9시~10시반(중부 유럽 기준)
3장 읽기 – 노동하는 인간
4. 7월 30일(수) 밤9시~10시반(중부 유럽 기준)
4장 읽기 – 기술과 인간
5. 8월 6일(수) 밤9시~10시반(중부 유럽 기준)
5장 읽기 – 인간의 언어와 행위
6. 8월 13일(수) 밤9시~10시반(중부 유럽 기준)
6장 읽기 – 모임을 마무리하며
🌱인원수 : 진행자 포함 최대 5명, 최소 3명
🌱참가비 : 5유로(Paypal 또는 독일 계좌 이체, 신청 접수 후 안내), 참가비는 온라인 회의 플랫폼 이용료 및 최소한의 운영을 위한 것입니다.
*도서는 각자 구입해야 합니다.
🌱참가 조건 : 책을 읽으려는 마음
🌱신청 및 문의 이메일 : grandfriend82@gmail.com
🌱신청 기간 : 7월 5일까지
🌱진행자 소개
김인건 – 프랑크푸르트에서 철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여행 가이드 일을 하면서 번역과 언론 기사 작성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움벨트’라는 연구 모임에서 독일의 환경, 정치, 사회, 문화 등에 대한 프로젝트 글쓰기와 번역 작업을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 얼마 되지 않는 책을 번역했고, 독일 녹색당의 역사에 관한 책 한 권을 동료들과 함께 저술했다. https://brunch.co.kr/@grandfriend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