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설득해 본 적이 있으세요? 아니면 설득하려다가 도저히 안 먹혀서 포기하신 적이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움벨트에서 함께 읽은 책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7년간 2020 미국 대선에 활용된 ‘딥 캔버싱’을 비롯해 인식론, 뇌과학/신경과학/심리학, 상담법, 대화의 기술 등에 관련한 기존의 다양한 이론과 연구 결과, 취재를 통해 효과적인 설득법이란 무엇인가 이야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보이는 사람들, 이를테면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 어떤 특정 시간대에 메시아가 올 거라고 믿는 사람들, 9.11 테러가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믿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성소수자나 난민을 혐오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관해 다양한 사례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누군가의 마음을 내 마음처럼 바꿀 수는 없지만, 그 마음에 약간의 동요를 일으키거나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그것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어서 조금 위안이 되기도 했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논리는 많은 논리 중 하나일 뿐이고, 그것에는 허점이 있을 수 있고, 우리 모두는 각자의 미완성된 논리로 입장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강력하고 극단적인, 사실에 배치되는 입장이나 견해들이 많은 경우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적 판단의 영역일 수 있다는 것, 상대가 틀리거나 잘못됐다는 자세가 아니라 당신을 비난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그 사람이 스스로 자기 이야기를 하도록 대화를 이어나는 노력이 중요하겠다는 것을 나눴습니다.

사회적인, 정치적인 활동을 할 때 어떤 사안에 대해 나와 전혀 다른 가치와 입장을 내놓는 사람과는 얘기도 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을 만나게 되는데, 때론 그 사람과 대화하기를, 그 사람을 설득하기를 포기할 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바뀌지 않는 어떤 집단, 사회, 이 세상을 답답해하기도 하고요.

이 책을 통해 사실은 역사는 이 모든 대화, 설득, 토론의 과정을 통해 변화해 왔고, 나와 다른 사람, 이 사회는 변화해 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대화하기를 멈추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