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미래, 지키고 싶은 것”
디스토피아 소설 북클럽 후기 기후 위기의 시대, 끝나지 않는 전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미래를 마냥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해 보기 위해 디스토피아 소설 네 권을 함께 읽었어요.
첫 번째 시간에는 오리엔테이션과 각자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독일 전역에 계시는 책 좋아하는 분들을 만나 뵈어서 반가웠습니다. 각자 활동하고 있는 분야가 달라서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기대감이 커지더라고요!
김이환 작가의 <세상이 멸망하고 소심한 사람만 남았다>가 첫 번째 책이었어요. ‘나는 소심한 사람인가?’라는 질문은 독일 생활의 장단점까지 화제가 확장되기도 했어요. 네 권의 책 중 상대적으로 가장 읽기에 편안했던 책이었는데, 그 덕분에 북클럽의 모두가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편안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답니다.
두 번째로 함께 읽은 책은 마거릿 애트우트 작가의 <오릭스와 크레이크>였습니다. 소설에는 다양하고 새로운 단어(예를 들어 돼지구리, 건강현인 등)가 등장하는데, 각자 어떤 단어가 인상적이었는지 이야기 나누며, 소설을 다층적으로 이해해 볼 수 있었어요. 결말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었는데 같은 소설을 읽어도 감상과 해석이 다르다는 게 재밌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세 번째 책은 단요 작가의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였습니다. 이번 북클럽을 통해 발견된 작가 중 한 분이 단요 작가가 아닐까 싶어요. 천국에 갈 확률과 지옥에 갈 확률이 시각적으로 보이는 수레바퀴의 등장이라는 초현실적인 일이 실제로 일어나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북클럽 두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활발하게 토론이 이루어졌던 즐거운 회차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옥타비아 버틀러 작가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를 읽었습니다. 이야기가 현실과 가장 맞닿아 있어서 이전보다 조금 더 무겁고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어요. 1993년에 쓰인 소설의 배경이 2024년인데, 2024년 현재 읽는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각자 마음에 남았던 문장 또는 문단을 공유하면서 마지막 회차를 알차게 마무리했습니다.
책 읽기의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북클럽을 계속 기획해 보려고 해요. 새로운 소식으로 다시 찾아올게요.